<상품화 된 의례 속에서 인간 찾기>
예뻐 보이고 싶고/ 있어 보이고 싶고/ 멋져 보이고 싶은 거/ 다들 똑같아/ 누구나 다 그래요/ 말 안 해도 알아요
위의 본문은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가요 중 하나인 거북이의 <싱랄라> 가사의 일부이다. 이 곡을 처음 접했을 때 단번에 가슴에 와 닿았다. 특히, ‘있어 보이고 싶고’는 너무나 예리한 문장이었다.
의례(儀禮)란 의식(儀式)과 같은 말로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식. 또는 정하여진 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라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의례는 통과의례(通過儀禮)를 말하는 것으로 방주네프(Van Gennep, A.)가 처음 사용했는데 출생, 성년, 결혼, 사망 따위와 같이 사람의 일생 동안 새로운 상태로 넘어갈 때 겪어야 할 의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원래 통과의례의 목적은 한 개인을 공동체로서 인정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시키는 기능을 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자본의 굴레 속에 이러한 의례조차도 상품의 일환이 되고 말았다. 아이의 첫 생일을 기념하는 돌잔치, 남녀의 결합을 축하하는 결혼식 그리고 장례조차도 상품이 되었다. 이러한 의례는 비정상적인 소비의 형태를 띠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하고 있다.
상품화된 의례는 더 이상 축제가 되지 못한다. 패키지의 일환으로 로테이션의 한 부분에서 진행될 뿐이다. 그 속에 인간다움은 상실된다. 촉박한 장소 대여시간에 쫓겨 어르신들조차도 황급히 걸음을 옮겨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조작해야 한다. 또한 획일화된 패키지는 어떠한 특별한 추억도 남겨주기 어렵다.
문제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바로 비정상적인 소비형태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의례는 당사자에게 있어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행위가 된다. 그리고 의례란 한 개인의 특수한 행사가 아니라 누구나 거치게 되는 관례이다. 따라서 상품화된 의례는 서로의 경쟁을 부추기게 된다.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는 가격이 상승한 소비재의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는 허영심에 의해 수요가 발생하는 효과를 말하는 용어이다. 의례의 과시소비의 현상이 바로 이 허영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승엽은 <한국인의 문화심리 특성요인과 의례소비>라는 논문에서 한국인의 의례소비를 분석하고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의례상품의 과소비는 한국인의 체면심리특성과 눈치심리특성 그리고 핑계심리특성에 기반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는 결국 허영심에서 나온 경쟁의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식적인 사고를 했으면 한다. 있어 보이고 싶은 심리는 누구나 있다. 하지만 그 심리가 상식을 벗어난 소비의 상태로 표출되어선 안 된다. 그것은 끝없는 경쟁 속에 스스로 뛰어드는 것과 다름없다. 없어 보이면 뭐 어떤가? 그 속에 인간다움이 있다면 겉치레를 통해 있어 보이는 척 하는 것 보단 훨씬 의미 있을 것이다.
08.05.02 두괴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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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국립국어원(http://www.korean.go.kr/08_new/index.jsp)
lena의 시사상식(http://www.sisa119.com/)
벅스뮤직(http://www.bugs.co.kr/)
유승엽, <한국인의 문화심리 특성요인과 의례소비>, <<한국심리학회지>>, 한국심리학회,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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